윤민선 변호사 “학폭 심의위원 전문성 부족과 변호사 조력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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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민선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수석대변인)
- “조력권 행사를 학생 진술 신빙성 감쇄 사유로 삼기도…방어권 행사로 불이익 준다는 선언”
- “학교폭력예방법에 대리인 규정 없어…위원장 재량 많아져 지시 따를 수밖에 없어”
- “변호사 개입하면 사건 커진다는 인식 지배적…오히려 맞신고 자제시켜 합의 종결 사례도”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조순열)가 회원 변호사 6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폭력 심의위원회와 절차에 관한 설문 조사에서 학폭 심의위원들의 전문성 부족과 변호사 조력권 침해가 지적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14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학교폭력 심의절차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학교폭력 심의절차 전반을 법률ㆍ교육ㆍ인권 등 각계 전문가의 시각에서 다각도로 점검하고, 신속하고 공정한 분쟁 해결과 교육권ㆍ학습권과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제도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학교폭력심의제도 개선 TF 간사인 윤민선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수석대변인)는 “설문에서 현행 학폭위 절차 중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문제로 가장 많이 지목된 것은 위원회 구성과 위원들의 전문성 부족(24.9%)이었다”면서 “그 뒤는 변호사 조력권 침해(17.9%)가 이었으며, 심의의 형해와, 부실한 사전 조사, 자료 열람의 제한 등이 비슷한 비중으로 뒤를 이었다”고 소개했다.
윤민선 변호사는 “한 회원은 법령에 따라 진행되는 절차인 학폭위인데 법에 무지한 사람들이 위원으로 참여해 심사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짚으며 변호사 위원이 없으면 심의의 기본인 사실 확인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윤민선 변호사는 “특히 심의 전에 이미 몇 호 처분을 할지 정해놓고 그에 맞춰 심각성ㆍ지속성ㆍ고의성 점수 등을 역산해서 부여하는 관행이 있다는 것을 직접 들었다는 응답도 있었다”며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학교폭력예방법과 시행령이 정한 기준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으로, 처분의 적법성 자체도 무너진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민선 변호사는 “사실인정의 물적 기반이 부재하다는 것도 매우 근본적인 문제”라며 “한 회원은 ‘조사보고서만 있고, 조서는 없다’고 요약했는데, 이는 진술의 원본이 남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윤민선 변호사는 “원본 진술이 없고 논의 과정도 남지 않은 절차에서 변호사가 다툴 수 있는 것이 매우 어렵다”며 “학교폭력 사건의 불복이 유독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접근의 제한과 무기평등의 부재도 지적됐다. 윤민선 변호사는 “행정소송에 가서야 비로소 문서 제출 명령을 신청하고 조사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었고, 더 놀라운 것은 의뢰인 측이 제출한 학생 확인서와 보호자 확인서조차 열람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응답도 있었다”고 말했다.
윤민선 변호사는 “맞신고 사건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해, 상대방이 어떤 내용으로 신고했는지도 알려주지 않아 심의장에 들어가서야 처음 알게 되는 일도 있었고, 대리인으로서 아무런 준비나 대비도 할 수 없었다는 응답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민선 변호사는 “심의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은 많은 변호사가 지적한 문제인데, 서울 관내 교육지원청은 통상 심의 1시간 전 사전심의에서야 자료를 처음 봤다는 응답도 있었다”며 “그날 안에 조치 결정까지 마쳐야 하기에 매우 시간이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민선 변호사는 “극단적으로는 피해 학생 측이 제출한 서류와 증거가 1000페이지를 넘어가는데 심의위원회는 그 사건을 포함해 14건을 2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처리한 것 같다는 응답도 있었다”며 “해당 사례에서는 보호자가 담당자에게 보낸 이메일이 세 통이었는데 심의가 끝날 때까지도 읽지 않은 상태였다고 했다”고 전했다.
윤민선 변호사가 소개한 한 사례에 따르면, 전담조사관이 피해 학생에게 신고 취하와 관계 조정을 강요하는 발언을 반복적으로 해서 언론에 보도까지 됐고, 해당 조사관은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았다. 그런데도 심의위원회는 가해 학생 전원에게 조치 없음 결정을 내렸고, 행정심판 또한 기각됐다.
별도로 진행된 형사 사건에서 가해 학생 2명이 모욕죄로 소년보호사건에 송치됐고, 그중 한 명은 보호 처분까지 받았다. 피해 학생은 너무 억울했지만, 소송 비용 부담 등으로 행정소송을 포기했고, 결국 고등학교 진학까지 포기했다.
윤민선 변호사는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 형사절차는 (가해 학생의) 책임을 인정했고, 학폭위는 조치 없음을 결정했는데,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열람이 제한돼 있었다”면서 “다툴 방법이 행정소송뿐인데 패소 부담 때문에 결국 소송을 포기해 권리 구제가 사실상 봉쇄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변호사의 조력권 침해도 지적됐다.
윤민선 변호사는 “입장 자체의 봉쇄는 가장 노골적인 형태로, 한 교육지원청에서는 ‘우리 지원청은 원칙적으로 변호인 참여가 불가한데, 기왕 왔으니 초반에 2~3분만 발언하고 퇴장할 수 있도록 특별히 기회를 부여한다’고 안내하기도 했다”면서 “두 번째는 모두 진술 후 퇴장으로, 변호사가 먼저 초반에 짧게 말하고 퇴장하는 방식으로, 정작 의뢰인인 학생이 위원들에게 질문을 받는 시간에 변호사는 자리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윤민선 변호사는 “변호사의 발언권을 최후진술 1회로 축소하기도 하거나, 발언 내용을 통제해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라는 제지를 받았다는 응답도 있었다”면서 “또한, 변호인의 조력행위 자체를 제재하기도 했는데, 유도 질문에 이의를 제기하려고 하자 ‘지금 발언하면 앞으로 절대 발언권을 주지 않겠다’고 하거나, 필기구를 압수 당했다는 응답, 학생이 사실관계를 오인하고 있어 정정하려고 하자 학폭위원이 ‘변호사가 진술 중에 끼어들면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응답도 있었다”고 요약했다.
윤민선 변호사는 “이는 단순한 진행 미숙으로 볼 수 없고, 조력권 행사를 진술 신빙성의 감쇄 사유로 삼는 것은 ‘방어권을 행사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윤민선 변호사는 “그런데 학교폭력 예방법에는 대리인 또는 보조인의 참여 시기, 발언 기회, 조사단계 이해에 관한 명문 규정이 사실상 없고, 그 결과 전면적으로 위원장의 재량이 많아지게 된다”면서 “위원장의 지시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심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 때문에 사실상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윤민선 변호사는 “학교 현장에서는 변호사가 개입하면 사건이 커진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면서 “조력권을 제한하는 논리의 바탕에도 이 인식이 굉장히 깊게 깔려 있는데, 설문의 결과는 반대였다. 사안 조사 초기 단계에서 변호사의 조력이 평화적 해결이나 과도한 분쟁 확장 방지에 기여한다는 응답이 그렇지 못한다는 응답의 4배에 달했다”고 짚었다.
윤민선 변호사는 “교내 신고 단계에 변호사가 개입해 합의를 성사시키고, 졸업까지 접근 금지 조항을 넣어 학폭위 조치 결정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었다는 사례도 있었다”면서 “어떤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맞신고가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소년사건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설명해 합의로 종결한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민선 변호사는 “변호사들이 요구하는 것은 어떤 특권이 아니라, 어린 학생들이 자기 인생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학폭위에서 충분히 사실과 법을 말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라며 “이는 단순히 변호사만을 위한 요구가 아니라 조력권이 보장돼야 학폭위 결정이 더 정확해지고, 더 잘 승복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학교와 교육청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윤민선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수석대변인)와 나현경 변호사(전 교사, 법무법인 진수)가 각각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지정토론자로는 김성호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김미정 상담본부장(BTF 푸른나무재단), 이백형 경감(학교전담경찰관 SPO), 황재헌 기자(MBN 법조팀장), 이기성 아동청소년인권과장(국가인권위원회)가 참여했다. 좌장은 최주필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학교폭력심의제도 개선 TF 위원장)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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